
출처:엠빅뉴스
가디언뉴스 김나윤 기자 |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심장부인 수도 카라카스와 인근 해안 도시들이 불과 40초 간격으로 일어난 규모 7.2와 7.5의 전대미문의 연쇄 강진으로 인해 그야말로 처참하게 초토화됐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4일 오후 발생한 이번 지진은 1967년 이후 베네수엘라 관측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위력으로 기록됐으며, 수도권 전역의 고층 빌딩과 민간 주거 시설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현지 사회 인프라의 마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으며, 대한민국 외교부는 신속한 현지 네트워크 가동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한국인 및 주변 주요 외국인 체류자의 인명 피해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현지 방재 당국의 긴급 타전에 따르면, 이번 재앙은 카라카스 서쪽 연안의 야라쿠이주 유마레 및 모론 인근 단층대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 규모 7.2의 강한 지진이 대지를 흔든 뒤 시민들이 미처 대피하기도 전에 불과 40초 만에 깊이 10킬로미터의 얕은 지점에서 규모 7.5의 본진이 연이어 습격하면서 피해 규모를 통제 불능 수준으로 키웠다.
특히 수도 카라카스의 알타미라 지역에서는 고층 빌딩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완파되어 주저앉았으며, 바루타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도 수십 채의 건물이 순식간에 콘크리트 잔해더미로 변해버렸다. 범아메리카보건기구(PAHO)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의 파괴력과 취약한 지반 구조를 고려할 때 최종 인명 피해와 의료 체계 부담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최악의 통계 시나리오를 경고하고 나섰다.
지진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북부 해안의 관문 도시 라과이라는 사실상 도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 거대한 재난 구역으로 지정됐다. 카라카스의 유일한 하늘길 관문인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은 활주로 균열과 여객 터미널 내 주요 기둥 파손, 통제탑 시스템 마비로 인해 모든 항공편의 운항이 전면 중단되어 외부 구호 물품의 진입조차 차단된 상태다.
이번 참사는 지질학적으로 산세바스티안 단층대의 주향이동 분절 구간이 강하게 뒤틀리며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여기에 오랜 기간 이어진 극심한 경제난의 여파로 현지 건축물의 내진 설계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열악한 구조적 환경이 겹치면서 파괴력을 키우는 기폭제가 됐다.
무너져 내린 건물 벽면과 전신주가 주요 간선도로를 가로막으면서 소방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구조 장비 진입이 심각하게 지연되고 있으며, 수도 공급망과 전력 인프라가 동시에 깨져나가며 암흑에 갇힌 도심 속에서 시민들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추가 여진의 공포에 떨며 거리에 방치되어 있다.
이처럼 참혹한 현지 상황 속에서 다행히 우리 국민의 안전은 확보된 것으로 파악되어 한시름을 놓게 됐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지진 발생 직후 주베네수엘라 대사관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즉각 구성하고, 현지 한인회 및 기업인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서면 확인을 통해 "현재 카라카스를 비롯한 지진 영향권 내에 거주 중인 우리 교민과 출장자들의 신원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교차 검증됐다"고 전하며, 아울러 현지에서 함께 생활하던 필리핀 등 주요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아직까지 접수된 한인 관련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통신선 두절과 간헐적인 모바일 네트워크 먹통 현상으로 인해 외곽 지역에 체류 중인 잠재적 인원의 안전을 끝까지 확인하기 위해 비상 연락망을 24시간 가동 유지 중이다.
베네수엘라의 행정을 이끄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권한대행)은 대국민 긴급 담화를 통해 공식 사망자가 164명, 부상자가 971명을 넘어섰다고 공식 발표하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 역시 전방위 수색 작전을 지시했으나 구호 역량의 한계로 인해 현지 민간 의료기관의 응급실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 기능 마비 단계에 이르렀다.
주요 경제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베네수엘라의 물류 및 실물 경제 손실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7%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하며, 자원 부국의 인프라 붕괴가 중남미 전체 공급망 안정성에 장기적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IRC) 등 글로벌 구호 단체들이 긴급 대응 프로그램 확대에 돌입한 가운데, 무너진 잔해 속에서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한 사투는 앞으로도 험난한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